교토에서 긴테스선을 타고 40여분을 달려 도착한 나라의
첫 느낌은 '정말 조용하고 한가하다' 였다.
내내 흐린날씨와 복잡한 느낌이었던 교토에 비해서
조용하고 탁트인 느낌은 단연 최고!
긴테스 나라역 주변에서 어슬렁 거리며 잠깐 구경을 한뒤에
점심무렵에 도착한지라 편의점에 들러 도시락과 녹차 한병을 사들고
지도를 보며 나라를 보러 나섰다.
고후쿠지의 아래에 있는 작은 연못 사루사와노이케
멀리 보이는 고후쿠지의 오층탑과 연못의 어울림은
나라를 대표하는 경관중 하나로 꼽힌다고 한다.
이 연못에는 천황의 사랑을 받지 못해 물에 빠져 죽은
우네매를 모시는 신사와 함께 오봉때(한국의 추석이라 생각하면 됨)
우네매를 기리는 마쯔리가 열린다고 한다.
뭔가 내용이 잔뜩 써있지만 해석능력 없음(읽지도 못해ㅎㅎ -0-;)
드디어 나라의 마스코트 사슴이 보이기 시작했다!
사실 나라는 온통 사슴똥으로 뒤덥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_-;;;
보통 사슴을 평화롭고 귀여운 동물로 생각을 하지만
나라에서 한나절만 있다보면 그런 생각은 싹 달아날듯하다.
사루사와노이케에서 위로 올라가면 고후쿠지가 나온다.
도다이지와 함께 나라의 불교계를 대표하는 절이라고 하며
710년 교토에서 이곳으로 옮겨와 후지와라 집안의 개인 사찰이라고 한다.
처음엔 170여개의 건물로 이루어졌다고 하는데 지금은 다 없어지고
10여 개만이 남아 있다. 가까이선 한눈에 다 안들어오는
저 오중탑은 높이가 약 50미터 정도가 된다고 한다.
단체사진 찍는 다고 서있는 소풍나온 어린이들
일본은 애들을 괭장히 강하게 키우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추운 겨울인데도 아주 간소한 복장의 아이들...
물론 선생님들은 장갑에 코트에 따뜻하게 입고 다닌다.
가장 충격적인 모습은 모자, 목도리, 장갑, 따뜻한 코트를 걸친 엄마가
반바지에 얇은 자켓을 입힌 아이를 데리고 가는 모습이었다.
근데 춥게 키우면 강하게 크나? -_-;;;
그나저나 저렇게 어릴때 부터 남자는 하늘색, 여자는 분홍색
갈라서 입혀 키우면 안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획일적인 사고와 고정관념에 빠지게 된다구!!
나라 여행기이니 잠시 사슴에 대해서 이야기할까 한다.
나라를 간다고 하니까 한번 다녀와본 친구가 거기가면
볼건 돼지 같은 사슴과 똥밖에 없다고 하더라..
설마 하면서 나라에 직접 와보니 사실이다!
물론 정말 볼게 사슴하고 똥밖에 없지는 않지만
돼지 같은 사슴들이 마구 달라들고 잔디밭은 물론이고
도로까지 그들의 배설물로 가득한건 부인할 수 없다.
먹을 것 앞에서는 물불을 안가리고 덤벼든다.
저 멀리 있다가도 누군가 빵이라도 던지면 잽싸게 뛰오는 녀석들..
가만히 먹으면 다행인데 지들끼리 싸우고 난리다.
곳곳에서 사슴에게 주는 센베과자를 파는데
일단 사기면 하면 사슴들이 벌때같이 달라들어서 겁많은 사람들은
그냥 버리고 도망가더라 -0-;;;
어린사슴들은 그나마 귀여워 보여 사진한장 찍으려고
카메라를 대니까 먹이가 아니라 그런지 고개를 휙 돌려버리고
한번 쓰다듬어 줄라고 했더니 인상 확 쓰더라...
어찌나 비싼척 하든지, 솔직히 말해서 때려버리고 싶었음 -_-;;
사슴을 신의 사자라고 떠받드는 곳이라서 그런지
사슴에 대한 주의 안내판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었는데,
한자말고는 읽지 못해 뭔 말인지는 모르겠다.
일본이 잘난건 알겠는데,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서
안내문의 영어버전 정도는 기본아닌가!
오늘의 점심은 나라의 한적한 풍경을 즐기며 먹는 편의점도시락!
(사실 풍경은 좋지만 정말 추웠다 -_-;)
일본의 편의점 도시락은 대략 200~300엔부터 시작하는데
한 400엔 안팍이면 저 정도의 도시락을 먹을 수 있다.
도시락의 가격이 올라갈 수록 웰빙식단으로 바뀌고
가격이 싸질수록 인스턴트 음식이 많이 들어간다.
요즘 한국의 편의점에도 도시락을 많이 파는데...
식자재가 일본보다 비싼건지 마진을 많이 남기는지
가격에 비해서 너무 부실한 한국 편의점 도시락은 정말 싫다 -_-;
나라에서 도시락을 먹을때 한가지 팁이라면..
사슴이 있는 곳을 피해서 숨어서 먹어야 한다는 것!
사슴한테 걸리면 그 밥은 더이상 내 밥이 아님 -_-;
춥지만 맛있는 밥도 먹었고 조금 더 나라속으로...
2편에서 이어집니다